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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2-0524 기록실로의 여행 (폴 오스터) 다음 해에 출간된 소설.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제 이 세상에 대해서 논해 볼까?...하며 자신만만하던 폴 오스터가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던 것이다. 분명히.좋은 작가들은 다들 그렇다. 당당해도 괜찮은데, 끊임없이 부끄러워 한다.세상은 그들의 일면만을 보고,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더 깊은 내면을 본다.부끄러워 할 줄 아는 좋은 작가와, 그들의 좋은 팬... 정말 좋은 이야기다.은 단독 소설로서는 조금 번잡하다.초기 대표작인 을 기반으로초기작들의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한다.정확히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반쪽짜리 소설이 된다.작가적 부끄러움에서 비롯되었다고는 해도, 이야기 자체는 거만하기 이를 데 없다.주인공인 미스터 블랭크는 자신이 벌여온 짓들(자기가 만든 주인공들을 소설 속 세상, .. 2024. 5. 26.
240520-0521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폴 오스터) 는 국내 발간된 폴 오스터 번역서 중에서내가 유일하게 읽지 않고 있었던 책이다.5월 중에 읽는 게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다.소설가로서는 한없이 냉정하고 지적이지만,에세이 작가로는 주제를 구성하는 방식이 정적이고 여리기만해서나는 폴 오스터를 좋은 에세이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시를 평가하는 나름의 기준은 없지만, 시인으로서도 좀 그렇구...책의 절반은 이라고 해서시인 폴 오스터가 작가로서 세상을 인식하는 법과절실함을 가지고 글쓰기를 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다른 시인들을 소재로 삼았으며,챕터가 구분되긴 했지만 에드가 앨런 포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넓은 의미로는) 이어진다.폴 오스터의 소설 세계를 이해하고 있다면 의미가 있을테고단독 에세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무게감은 없을 것이다.이후로는 잡문(.... 2024. 5. 22.
240514-0516 신탁의 밤 (폴 오스터) 5월 폴 오스터 애도 기간의 책 선택에 어떤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을 빼고는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라잘 기억나지 않는 작품들을 고르고 있는 것 같다.시간을 많이 뛰어넘어서 2004년작인 이다.이 다음 해에 이라는 폴 오스터의 작품 세계에서거대한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 출간되는데,이 과 묶어서 폴 오스터의 창작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이다.당시에 어떤 작품이 오스터의 최고작인가를 두고팬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었지... 뭐, 그런 시기도 있었다...인기 많은 이 가물가물한 건,내가 을 더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는 다른 여러 작품들과 마찬가지로폴 오스터 본인의 투영임이 확실한 시드니 오어라는 작가가 주인공.아내 그레이스의 대부이며 선배 작가이기도 한 존 트로즈의 조언에 따라닉 보언이라는 .. 2024. 5. 17.
240509-0513 우연의 음악 (폴 오스터) 은 에 이어서 1990년에 출간된 작품.다음 작품은 92년작 이다.짐 내쉬라는 전직 소방관이 유산 상속으로 거금을 손에 쥐게 되고삶의 목표를 상실한 채 사브를 몰고 미국 방방곡곡을 떠돈다.돈이 떨어져갈 무렵 잭 포지라는 어린 도박사를 만나게 되고플라워와 스톤이라는 복권당첨으로 부자가 된 두 남자에게서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운다...에 비해서 장편 소설로써 집중력은 좋아졌지만은유라고 하기도 좀 그런 직접적인 메타포들과, 어떠한 굴곡도 없이 몰락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주인공 때문에 피로해진다.(심지어 엔딩 장면도 전력 질주...)내쉬가 훔치는 인형들이나, 감시자인 머크스의 캐릭터 등적절하게 배치된 장치적 즐거움들이 소설을 읽는 묘미는 충분히 제공하지만초기작 중에서 성공과 실패 어느 쪽이냐면, 강한 인상을 남.. 2024. 5. 14.
240503-0507 문 팰리스 (폴 오스터) 초판(97.10.20.초판 2쇄)을 주문했다.97년 초판이 나왔고, 내가 구입했던 건 98년이었을테니 크게 다른 판본은 아닐 것이다.26년 전 구입했던 나의 는 친구와, 그의 로맨스 사건과,군대라는 우리의 사회에서의 부재 기간에 얽혀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신판과의 차이점이라면 일단 제목이 으로 바뀌게 되고,'테슬라'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텔사'로 표기되어 거슬린다는 것 정도 :(* * *고전문학만 소설의 전부인 줄 알았던 십대 시절의 나.상경 직후 주위 사람들이 '하루키' 주제로 열띤 논쟁 벌이는 것을 보며 충격을 받고세상에는 '요즘 유행하는' 작가라는 것도 있구나.. 처음 생각했다. 진짜 순진했거든.그래서 '요즘 책'들은 어떤 게 있나 컴퓨터통신 게시판을 뒤져 고른 게 바로 이 책.이후 군 시절, 다시.. 2024. 5. 11.
Moon Palace 부고를 접하고,내가 가지고 있는 작가님 책 가운데 외투 주머니에 들어가는 게 문고본 뿐이라 챙겨 들고서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술 한 잔 나눴다.다행이다. 혼자였다면 정말 마음이 많이 쓸쓸했을 것이다.나름의 방식으로 작가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자,5월 한달 동안 그분의 책들만 읽기로 했다. 2024. 5. 7.
240426-0427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 : 그해 여름... 글랜스턴베리 록 페스티벌 (전리오) 제주도 여행중 남원읍의 라는 연필까지 파는 카페에서 구입.존 버거의 도 함께 골랐었는데, 사장님께서 그건 안 판다고ㅠㅠ요즘은 이런 분위기의 신작 소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출판사들이 00년대 중후반쯤몰락해가는 소설 시장에서 나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주력했었던(최근 소설계가 유일한 독자층이랄수 있는 젊은 여성들 상대 마케팅에 올인하는 것처럼)무거움을 덜고, 오락성을 잔뜩 가미한 가벼운 소설들.당시 분위기에 빠져서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생각보다 뮤지션들과 노래들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지만.끝까지 해소되지 않은 궁금증은 하나 남는데... 주인공은 왜 여주인공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걸까? 2024. 4. 28.
240424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제주도 여행 중 완독함. 2024. 4. 26.
240419-0422 금수 (미야모토 테루) 이 책은 를 읽고 주문했다.무엇보다 편지글로 구성되었다는 점에 끌렸고오프닝에 로맨틱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운 문장들이 마구 쏟아지다가난데없이 살인사건이라니,이런 내용이라면 지나칠 수 없지.출간 시기가 80년대 초반임을 고려한다해도남녀 관계, 특히 부부 관계에 일본 사회 특유의 전근대적 분위기와남성들의 뻔뻔함이 상당히 당황스러운데결국 여성들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시점에선 통렬함마저 느낄 수 있다.뭐, 비록 상처뿐인 승리지만...또 하나 인상적인 건, 편지를 상당히 잘 쓰는 여주인공과그저그런 남주인공 글솜씨 차이를 정말 리얼하게 구현했다는 점.새 앨범 도착!기타 사운드가 내가 알던 펄 잼이 아닌데? 2024. 4. 23.
240416-0418 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어떤 현인이 남긴 서평이 이 책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 같다 :이 모든 사건이 달이 아닌 지구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해 본다면? 그래도 흥미로울까?를 읽으며 느꼈던 소설적 아쉬움이 더 두드러져버린 아쉬운 작품.펄 잼의 새 앨범을 기다리며, 전작들 감상을 계속.새 앨범은 생각보다 일찍 도착할 것 같음.보너스로 포함된 공연이 오피셜 부틀렉 수준일 것이라고 짐작했었는데내용뿐 아니라 녹음 상태까지 기대 이상이었다. 2024. 4. 20.
240411-0415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영화 봤다면 굳이 원작을 또 읽을 필요 없다는 생각 때문에 은 스킵.소설을 구성하는 굵직한 요소들은 상당히 인상적이다.외계인과의 의사소통 과정, 우주적 우정의 발전,주인공의 마지막 기로, 지구를 구하기 위한 인물들의 과감한 선택 같은.다만, 이 책은 이렇게 두꺼울 필요가 없다.작가가 소설 속 기계적/건설적 작업 과정에 대해서100% 완전하게 그려져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누구나 알고 있듯 소설은 그런 게 아니니까.굳이 독자를, 그것도 SF 소설을 고른 독자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적절한 여백을 이용한 상상력의 자극. SF로 얻는 최고의 즐거움 아니던가.엔지니어적으로 소설 쓰고 싶은 에너지는 넘치는데,문학적으로 소설을 그려내는 세련된 스킬은 부족한 그런 경우.그래도 충분히 좋.. 2024. 4. 20.
240410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작품들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이렇게 장르 소설 쪽인지, 순수 문학 쪽인지 명확한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공모전을 진행하는주최측의 흐리멍덩함에 화가 나는 것 같다.수상작 다섯 작품 중 셋이 이미 신선함을 상실한 소재인 A.I.를 다루고 있고,하나는 좀비물, 그리고 마지막 작품만 일반 소재작.문제는 장르소설처럼 보이는 네 작품이 모두장르 자체에 대한 이해가 없이, 그저 포장지 수준으로만 장르 요소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고이 정도 포장 기술을 신선하다며 선택했을 심사위원들의 고리타분함도 뻔히 보인다는 점이다.다만, 마지막 작품 만큼은 기억해둘만 하다.뭔가 15년전쯤 문학계 분위기에 더 어울렸을 것 같긴 하지만. 2024.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