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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음악

240406-0409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 1 :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by 빵굽는 타자기 2024. 4. 20.

굳이 좋은 우리말 두고 일본말에서 가져온 단어를 쓰고 싶진 않지만
군시절 <불한당들의 세계사>를 읽고 처음 떠오른 단어는 '간지'였고.
이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대체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간지나는 문장들을 남긴 작가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시와 작가들의 일생, 그리고 탱고를 조명하면서 시작하는 다채로운 색체의 이야기들은
결국 모두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뒷골목,
늦은 저녁, 술에 취한 건달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뒷골목으로 흘러간다.

보르헤스는 차갑고, 괴팍하고, 여간해서 웃기기 힘든 완고한 남자 같지만
사람들에게 등을 보인채 골목 저편으로 사라져갈때 이 남자는
여전히 세상이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아름답다는 사실에, 실은 몰래 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크리스티앙 페라스 DG 컴필레이션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