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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음악

240405 왕가위 :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 (존 파워스)

by 빵굽는 타자기 2024. 4. 20.

무거운 이야기(김이설), 지나치게 말 많은 이야기(토마스 만),
실망스런 장르소설(테드 창)을 연달아 읽다보니 또 쉬어 가는 턴.

화보집과 짧은 인터뷰 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텍스트가 많다.
다만 앞의 절반이 뒤에 실린 인터뷰 전문의 요약, 정리본이기 때문에 내용은 2회 반복.

미공개 사진들은 충분히 아름답고
<중경삼림> 파트는 왕가위 영화와 함께 청춘을 보낸 이들이라면
확실하게 뿌듯함을 느낄 정도로 멋진 문장들이 많다.

* * *

혼자였던 시절 나는 늘 <중경삼림>을 그냥 틀어두고 잠이 들었다.
내게는 오랜 시간 새벽에 여는 냉장고 같은 영화였다.
하지만 왕가위 역시 내가 열광했던 다른 것들처럼 천천히 잊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상 사람들이 다시 왕가위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추억팔이 같은 게 아니라, 그를 모르던 세대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의 나는 지나치게 날이 서 있고, 부정적이며
지구의 미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이것은 오랜만에 그런 내게 다가온 기분 좋은 이야기다.

코드 쿤스트 - Remember Archive  (2023)

가벼운 책을 읽게 되어서 오랜만에 가요 앨범을 선택.
요즘 한국 가요계에서 찾기 힘든 진중한 비트메이커라고 생각하는 남자.
얼마전 스페셜 DJ로 <음악캠프> 진행하는 걸 3일 모두 들었는데,
그와 나의 플레이리스트 취향이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기분이 좋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