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이야기(김이설), 지나치게 말 많은 이야기(토마스 만), 실망스런 장르소설(테드 창)을 연달아 읽다보니 또 쉬어 가는 턴.
화보집과 짧은 인터뷰 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텍스트가 많다. 다만 앞의 절반이 뒤에 실린 인터뷰 전문의 요약, 정리본이기 때문에 내용은 2회 반복.
미공개 사진들은 충분히 아름답고 <중경삼림> 파트는 왕가위 영화와 함께 청춘을 보낸 이들이라면 확실하게 뿌듯함을 느낄 정도로 멋진 문장들이 많다.
그리고, 그냥 덧붙이는 끄적임 하나 :
혼자였던 시절 나는 늘 <중경삼림>을 그냥 틀어두고 잠이 들었다.
내게는 오랜 시간 새벽에 여는 냉장고 같은 영화였다.
하지만 왕가위 역시 내가 열광했던 다른 것들처럼 천천히 잊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상 사람들이 다시 왕가위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추억팔이 같은 게 아니라, 그를 모르던 세대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의 나는 지나치게 날이 서 있고, 부정적이며
지구의 미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이것은 오랜만에 그런 내게 다가온 기분 좋은 이야기다.
가벼운 책을 읽게 되어서 오랜만에 가요 앨범을 선택.
요즘 한국 가요계에서 찾기 힘든 진중한 비트메이커라고 생각하는 남자.
얼마전 스페셜 DJ로 <음악캠프> 진행하는 걸 3일 모두 들었는데,
그와 나의 플레이리스트 취향이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기분이 좋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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