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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음악

240329-0401 로테, 바이마르에 오다 (토마스 만)

by 빵굽는 타자기 2024. 4. 20.

말하자면 이런 내용이다 :
당대 최고 스타 프로듀서와, 그 프로듀서가 키워낸 아이돌 간 세기의 스캔들이 있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이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남긴 불멸의 히트곡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두 사람의 스캔들은 해피엔딩을 맞이하지는 못했지만, 서로 여전히 좋은 친구라고 믿으며
마침내 아이돌이 스타 프로듀서가 머물고 있는 도시에 도착한다. 도시가 들끓기 시작한다...

소설적으로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작품의 의도로 보자면 이 책은 토마스 만의 소설 형식을 빌린 괴테의 작가연구록이다.
물론 부정확한 기록에 의한 오류도 보이고 (로테가 괴테를 딱 한번만 만났다든가 하는)
정치적 견해 차이 때문인가, 토마스 만 특유의 냉소가 오버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역시나 말이 참 많다. 다들... 로테가 호텔방 나서는데만 분량의 절반 이상이 소모된다.
내가 <마의 산> 초원에서 펼쳐지던 세텐브리니 씨의 무시무시한 나불거림이 그리운 사람였다면 만족했을 듯.

인물들의 끝없는 대화를 통한 인류탐구가 토마스 만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난 그보다 그의 소설적 감수성을 기억해 두고 싶다.
<마의 산>이 -읽을 때는 그럴지 몰랐는데- 진짜 경험처럼,
고산 요양소의 풍경 자체가 되어 내게 남아있는 것처럼.

마지막 챕터, 마차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어쩌면 로테의 독백)는
이미 이야기가 마무리 됐다고 생각했던 나를 KO 시킨, 진짜 강렬했던 한 방.

* * *

2년 전 제주 여행 당시 함덕 '만춘서점'에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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