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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영화, 드라마, 애니 '25

데어데블 : 본 어게인

by 빵굽는 타자기 2025. 4. 18.

시즌 1과 3은 정말 좋아하는 히어로 드라마. 2는 <디펜더스> 확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기 때문에 낙제. 그래도 데어데블은 기대감이 높은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디즈니가 마수를 뻗으면 어떻게 될까? 참고로 <마블 데어데블> 제작팀은 전원 교체되었다. 

작품이 조금만 더 영리했다면 나도 진중한 이야기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속지 않았지. 디즈니는 본인들 것이 아닌 카리스마스들을 사와서 전적으로 의지하기만 하고, 새로운 카리스마는 전혀 창조해내지 못한다. 그건 데어데블만의 문제가 아니라 디즈니가 흡수 제작하는 거의 모든 프랜차이즈 문제다. 찰리 콕스와 빈센트 도노프리오 혼신의 열연도 드라마의 빈약함을 극복해내지 못한다. 에피소드 1 오프닝을 장식하는 데어데블 특유의 롱테이크 액션만 봐도 동선과 템포 모두 엉망이란 걸 알 수 있다. 이후 액션은 실종되고 법정, 정치 드라마로 전환되는데 법정물의 짜릿함은 전혀 없고, 킹핀의 드라마는 등장할 때마다 온갖 치명적인 척은 다하지만 악당의 절대적인 순애보 대상다운 매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바네사 피스크란 어색한 캐릭터 때문에 망가진다. 히로인인 헤더 글렌의 위기는 <마블 데어데블>에서 캐런 페이지의 역경과 겹치는데, 후속 시즌에서 발전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대책없는 민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무도회에는 대체 왜 가는지. 덕분에 뮤즈라는 빌런도 그냥 낭비. 신 캐릭터들이 대체적으로 엉망이지만, 특히 여성 캐릭터들 메이킹이 좋지 않은데 BB 유릭은 드라마적 완성도 문제라기 보다 단순 연기의 문제로 느껴졌다. 포기의 죽음 이유는 코미디 수준. 이로 인해 불스아이도 그냥 낭비. 백미는 집에다 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사는 총기광 퍼니셔가 굳이 마지막에 맨몸으로 적진에 홀로 쳐들어갔다가 두드려맞고 잡히는 장면. 탈출도 코미디. 액션은 분량도 부족한데 존 윅 시리즈마냥 잡몹들도 절대 한방에 쓰러지는 법이 없다 법칙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호쾌함 없이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킹핀의 충격 처형식 정도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커스틴 맥더피와 대니얼 블레이크 캐릭터는 그래도 선전하고, 벅 캐쉬먼 역을 맡은 아티 프로샨이나 실라 리베라 역의 자브리나 구에바라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실라 캐릭터도 마무리에 워낙 병크를 터뜨려놔서 코미디. 이 드라마는 장르가 코미디인가?

나머지 절반 분량이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고, 콕스와 도노프리오, 두 주연배우가 워낙 멋지기 때문에 최후의 대결을 지켜보게는 될 것이다. 얼굴만 살짝 보이는 것에 그치는 소즈맨의 활약도 보고싶고. 하지만 시즌1만 봐서는 도저히 치밀한 드라마를 기대하진 못하겠다. 부디 액션만이라도 멋지기를. 아, 디즈니... 디즈니...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