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발표는 꽤 오래전에 했던 것 같은데 마침내 도착한 최신 애니메이션 판 데빌 메이 크라이. 워낙 좋아하는 프랜차이즈니 만큼 기대가 컸고, 액션 하나만이라도 화끈하게 보여주면 OK라고 넓은 마음으로 8부작을 단숨에 감상했다.
결과적으로, 솔직히 이렇게 못만들기도 쉽지 않았겠다...싶다. 이건 그냥 수준 미달이다. 오프닝 타이틀만 봐도 제작진이 DMC 액션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는데, 비교적 유명한 넘버를 사용했지만 그 템포와 액션의 리듬감이 전혀 어울리질 않는다. DMC 시리즈 사운드트랙에 왜 BPM 높은 메탈 넘버들이 주로 사용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한 듯. 유명한 락 넘버들을 여럿 사왔지만, 이렇게 분위기만 처지게 할 거면 차라리 오리지널 스코어의 비중을 높였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레이디. (게임상에서는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주인공 단테보다도 훨씬 비중이 높은 진짜 주인공으로, 나는 싸움도 최고고, 내 복수심이 전부인 듯 행동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녀의 저돌성은 동료들의 전멸을 부르고, 자신의 실력에 대한 대책없는 자신감은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한다. 착한 단테가 여러번 목숨을 구해줌에도 늘 그의 뒷통수를 후려갈긴다. 뭐, 그럴 수도 있다. 레이디의 과거 묘사에 큰 비중을 투자한 것 보면 그녀의 이런 부족함으로부터 이어지는 성장을 이야기의 중요한 장치로 삼았음은 알겠다. 하지만 드라마의 묘사력이나 만듦새가 형편 없으니까 그냥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X썅X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레이디와 래빗의 과거를 묘사한 에피소드들은 진짜 괴로운 수준이다. (1.5배속으로 뭔가 감상한 건 처음이다) 차라리 분량 전부를 액션만으로 채우는 게 나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스튜디오 미르 제작 특유의 영어 더빙이 영상에서 붕 뜨는 문제도 여전하고, 그렇다고 액션이 뛰어난 것도 아니니 전체적으로 좋게 봐줄 부분 하나 없는 망작이랄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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