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캐슬바니아 시리즈는 명작으로 기억되진 못할 것이다. 분명 매력적인 작품인데, 늘 어딘가 조금씩 조금씩 모자라다.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면 그래도 이 시리즈는 늘 즐겁게 즐기는 편이다. 주인공임에도 비중도 없고 어리바리 까기만 하다 극 최후미에 겨우 조금 멋져지는 리히터가 다음 시즌에는 최강 뱀파이어 헌터가 되어 복귀하기를 또 기다리게 될 것 같다.
녹턴 두번째 시즌의 가장 큰 문제는 드롤타 추엔테스이다. 물론 그녀의 고용주인 에르체베트 바토리 백작부인도 만만치 않게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긴 한데... 두 인물이 캐릭터도 겹치고, 지난 시리즈의 레노어 - 헥터 처럼 상성적으로 재미를 주는 요소도 일절 없는데다가 나와서 하는 짓은 항상 똑같은데 비중은 오지게 잡아먹는다. 행동하지 않는 악역들이다. 이 중에서 드롤타가 더 큰 문제가 되는 건 분명 시즌 1에서 A 씨가 짜증나는 그녀를 날려버렸고, 그게 시즌 1이 나쁘지 않은 기억이 되는데 커다란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그냥 돌아온 것도 아니고 심지어 리히터보다 비중도 크다. 이집트 여신의 부활을 기원하는 드롤타의 과거는 매 에피소드의 오프닝을 장식한다... 너무한다... 부활한 후로 더는 하하호호 거리지 않고 훨씬 진중해진다거나, 아니면 뭔가 약점이 생겨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용주와 대립한다든지 하는 변화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 아니다... 그냥 완전 새로운 악역이 필요했다고 생각해...
영어 더빙을 맡은 성우들이 연기가 아니라 그냥 해설적 더빙을 하면서 오디오 트랙이 붕 뜬다는 것도 늘 아쉬운 문제. 일본어 트랙은 훨씬 낫지만, 결정적으로 A 씨의 경우에만 영어 더빙이 훨씬 멋지기 때문에 선택이 어렵다. 그래도 이집트의 신화를 가져온 것이나, 프랑스 혁명을 꽤 논란이 될 수준으로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원작에서는 그냥 초상화 수준의 인물이었던 아네트를 카리브해 출신의 영혼술사로 그려낸 건 꽤 멋졌다. 마리아 레나트와 쥐스트 벨몬트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A 씨가 여전히 멋지다. <월하의 야상곡>을 늘 인생게임 10선에 포함하는 나로서는 이 시리즈가 항상 A 씨를 멋지게 그려주는 게 참 고맙다. 쥐스트에게 장난감 사주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장면이나, 트레버를 회상하는 씬, 잘못된 선택을 하려는 리히터를 설득하는 모습 등이 녹턴의 좋은 기억들로 남을 것이다. 지난 시리즈 마지막 트레버 무쌍만큼이나 멋졌던 강력한 파리 전투 장면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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