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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음악

240610-0617 나폴레옹 전쟁 (그레고리 프리몬-반즈, 토드 피셔)

by 빵굽는 타자기 2024. 6. 16.

어린 시절 PC 게임인 <랑펠로 (1990, 코에이)>로
나폴레옹의 역사를 처음 접한 이후, 내게 그의 이야기는 늘 매력적인 소재였다.

리들리 스캇 감독님의 <나폴레옹>이 애플TV+에 확장판으로 공개된다기에
언젠가 특별한 일주일을 선정해서
나폴레옹 영화도 보고, 이 책도 읽고 신나겠다... 기대가 컸는데
확장판 공개도 물 건너 간 것 같고, 영화도 영 심심했고, 남은 건 이 책 뿐.

*

많은 추천이 한데 모이기에 망설임 없이 고른 책인데,
개인적으로 기대한 건 인간 나폴레옹의 삶이었다.
물론 전쟁도 그의 중요한 일부니까 균형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100% 순수한 전쟁의 기록으로, 
읽다보면 두 저자의 편집증적인 전투별 세밀 묘사에 감탄하게는 된다.

그런데 서술의 방식이 이런 식이다.
한 단락의 첫 문장 : XXX 장군이 군을 숲에 숨기고 전운을 뒤집을 커다란 칼을 번뜩인다...
단락의 내용 : XXX 장군이 적군에게 피해는 입혔지만, 전운은 별로 뒤집힌 게 없는데?
단락의 후반부 : YYY 장군에 대해서 더 알아보자... 나폴레옹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음... 정리하자면 정말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거대한 기록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문장으로 효과적으로 엮어내지는 못했다.
저자들이 문학적인 센스를 아주 조금만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집필 방식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러시아 패전과 이베리아 반도 전쟁 시기로 책을 전후로 나눈다면
후반부 묘사들이 조금 더 선명하긴 하다.
아마도 두 저자가 분량을 반으로 나누어 각각 집필한 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나폴레옹에 대해서는 단순히 행적 설명만을 위주로
아서 웰즐리에 대해서는 과한 신격화가 반복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

6.18. 추가 : 전반은 토드 피셔가,
후반은 그레고리 프리몬-반즈가 각각 집필했다.

Furtwangler - Beethoven Symphony #3 (1944R)
Daniil Trifonov - The Art of Fugue (2021)
Men I Trust - Untourable Album (2021)
백건우 - Granados : Goyescas, Op.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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