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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음악

240603 百의 그림자 (황정은)

by 빵굽는 타자기 2024. 6. 4.

2024년도 절반 가까이 흐르고 있는 시점에서 뒤를 돌아보니까
2월부터 4달 동안 총 32작품(35권)의 책을 읽었고,
그 감상평들을 보니까 대체로 부정적인 흐름이더라고.

특히 현재의 한국 소설계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신뢰를 잃은 상태인 것 같던데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다 보니까 이런 책도 만나게 된다.

*

황정은 작가님, 주위 분들에게서 작품 좋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예전에 재미공작소에 작가님 팬인 친구를 따라가서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서도 뵙고 그랬었는데
(같은 키보드 쓰신다기에 반갑기도 했고요^^)

작품을 읽어보는 게 참 많이 늦었습니다.
최근 한국 소설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큰 기대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에는 정말 큰 벅차오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글을 쓰는 분이 계시는구나.

은교와 무재에게 더 이상은 아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
(소설을 읽는 중에도, 마지막 페이지 이후에도...)
점층적으로 쌓여가던 감정이 중반부터 끝까지 파도처럼 몰아치는 짜릿함.
(엔딩의 기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설 전체로 전달하는 그런 느낌)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설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순수 감동 체험이었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너무 멋진 글을 제게 선물해 주셨습니다.

String Quartet Op.59 Razumovsky 1, 2, 3 (1952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