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책과 음악 '24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빵굽는 타자기
2024. 9. 23. 21:19
이 책은 15회 젊은작가상 수상집에서 먼저 만나봤던 <보편 교양>도 포함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수록된 작품 가운데 최고작은 <보편 교양>이다. 표제작인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도 나쁘지 않았다. 두 작품은 최소한 주인공의 감정에 독자가 접근할 여지를 준다.
다른 이야기들도 주제와 소재의 선택, 단편 소설적 이야기의 구축방식 모두 나무랄 데 없다.
그런데 어쩐지 문체나 이야기의 전개가 뼈대에 달라붙지를 않는다. 뼈대에 따로 접착제로 붙이는 갈비요리처럼. 10년전쯤이었다면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 너무 심각하면 재미가 없으니, 조금 가볍게 가자! 마지막에 감동 쫙! 소설 문장이 주제와 유리될 정도로 가벼워져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즐거움은 굳이 소설이 아니어도 요즘 세상에 넘쳐흐른다. 누군가가 말했지. 소설을 써야하는 사람들이 요즘에는 죄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만 머물고 있다고.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들의 세상인 한국 소설계에 요즘 남성 소설가의 글은 어떤지를 조금 느껴보고 싶었다. 헤비 메탈 좋아하다가 아이돌에 빠진 삼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건 2010년이 오기 전 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