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책과 음악 '24

일기 (황정은)

빵굽는 타자기 2024. 8. 4. 15:28

<일기>를 마지막으로 7월 한달간의 황정은 작가님 전집 읽기를 마무리한다.

이 책에 대해서는 별다르게 기록할만한 이야기가 없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또 이 세상의 무정함에 너무 깊이 상처받지 않고 계속 좋은글 써 주시기를. 그렇게 바랄 뿐이다.

*

스트리밍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과거, 좋아하는 가수 앨범을 듣기 위해서는 무조건 물리매체를 구입해야만 했던 때, 앨범 한장이 끝내주게 좋으면 그 가수의 전집을 무작정 다 사들여서 듣던 그 시절 같았다. 다행히 작가님 팬과 함께 살고있는 관계로 전집을 구비한 채로 시작했지만 말이다.

가수의 전집을 사들이던 시절에 깨달았다. 인간의 창작력이라는 건 보통 대중가수의 경우 앨범 1, 2장, 소설가의 경우 장편 1, 2편 정도가 한계라는 것. 너무 짧게 잡는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오래 창작력을 유지하는 예술가들도 잘 살펴보면 경험과 기술, 마케팅 파워 같은 것으로 포장되는 것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황정은 작가님처럼 놀라운 창작력을 지닌 진짜 호흡이 긴 '작가'를 만날 때의 기쁨은 특별하다.

물론 지금의 작가님께서 이 현실에 염증을 느꼈고, 이 어처구니 없는 세상에 좌절했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마음은 아프더라도 앞으로의 내 삶에 특별한 기다림을 주는 작가로 남게 될 것이다.

Pearl Jam - Dark Matter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