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스 -노래, 사랑, 전투의 세계
<마크로스>에 대한 기억은 우리 가족의 첫 비디오 데크부터 시작한다. 처음 애니메이션 비디오 테이프라고 대여했던 게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였다. 시리즈라고 여러편을 빌릴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딱 한 편 빌려봤다. 재밌었지만, 동네 유일의 비디오 가게에 딱 한 편만 들어와 있었던가 보다.
그 다음에는 AFKN에서 방영하던 <로보텍> 시리즈. 막스가 자신의 발키리에 젠트라디 군 코트를 걸치고 잠입해서 젠트라디 병사에게 옆차기를 날리는 장면이나, 바다에 떨어진 마크로스 최후의 전투 같은 이미지들이 강렬하게 남았다.
그리고 90년대 후반에 감상했던 <마크로스 플러스> 극장판. 이건 정말 걸작이었다. 당시 친구 T는 굳이 내 자취방에 놀러와서 마크로스 플러스를 틀어두고는 눈물을 흘려댔다... 그냥 빌려달라고 하지...
그 다음은 10년전쯤 봤던 <마크로스 프런티어> TV 시리즈. 플러스도 극장판이었으니, 제대로 감상한 유일한 시리즈이고 상당히 만족도 했던 것 같다. OST가 특히 멋졌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에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마크로스 델타> 1편 보다가 꺼 버렸다. 아... 포화가 쏟아지는 가운데 비명을 꽥꽥 질러대다가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달려나가더니 그처럼 행복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그녀까지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겠더라고.
*
이 책은 국내에서 편집한 마크로스 작품설명, 인터뷰 모음집이다.
중간에 뜬금없이 에스파와 마크로스의 공통점은? 같은 챕터나, 별로 안 궁금한 국내 마크로스 덕후들의 인터뷰 같은 게 거슬리긴 하는데 마크로스 시리즈의 역사를 총정리한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뒷부분에 메카닉 일러스트가 몇 장 포함되어 있는데 발키리들 말고도, 마크로스 본함이나 지원기 디자인도 몇 장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제는 <마크로스 플러스> 블루레이 정식 발매를 기다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