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 타자기 2025. 2. 17. 01:45

상당히 때깔 좋은 클래식 수사극으로 출발해서,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처럼 총천연색 스모크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데... 주인공은 한없이 선하면서도 아주 스타일리쉬하고(이거, 생각보다 어려운 조합이다), 클래식 영화 장면들이 폼나게 편집되어 들어가 있고, 멍멍이도 나오고, 비밀스런 조직도 나오고, 의뭉스런 갑부 패밀리도 등장, 신뢰 가는 인상의 사이드킥도 있고, 농후한 매력의 여주인공도 있다. 연기는 자꾸자꾸 피어오르는데... 그러다 정작 불씨는 사라진 듯.

콜벳을 모는 콜린 패럴의 매력에 기대는 것도 한계에 이르고 나면, 결국 기대하게 되는 건 사건의 결말인데... 설마, 이 사건 하나로 끝까지 가는 건 아니겠지? 싶을 무렵에 중대한 반전이 펼쳐지기는 한다. 그 반전과는 상관 없이 그냥 '주축 범죄 사건'의 마무리가 약하다. 추리극으로는 빵점. 복합 장르적 매력도 수준 이하. 마지막 '배후'의 정체를 밝히는 장면은 실소가 나올 정도. 중대 반전을 축으로 해서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형태로 진행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 아무튼 시즌 2도 확정됐다고 하고 다음에는 조금 더 응집력 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워낙 분위기가 매력적이라 새 시즌이 나온다면 볼 것 같긴 하다)

근데... 슈거라는 캐릭터, 여러모로 옛 TV 시리즈 <트윈 픽스>에 나왔던 수사관 데일 쿠퍼(카일 맥라클란)를 떠올리게 하더라.